조르단, 그러니까 급류의 도시는 정말 말 그대로 급류가 흐르는 강 급류강, 조르단강에 놓인 조르단 다리-제국놈들 센스 왜 이래, 마흐무트가 속으로 투덜거렸다-를 건너야만 갈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오랜만에 편했던, 즉 잘 때가 아니어도 눕거나 앉을 수 있었던 배에서 내려 다시 말로 갈아타야 했다. 배가 정박하고, 물건과 사람들이 내리고 다른 길로 온 ...
"음, 저기 후작님이 들고 있는 건 빵인가? 여기선 잘 안 보이네? 그리고 그 위에 있는건......." "가로스야. 바위의 도시에만 있는 조미료지. 그럴만도 해." 마흐무트가 치를 떨었다. "그리고 후작님이 다 드시면 우리에게 넘어올거야. 잭. 경고하는데 맛 볼 생각은 하지 말고 코 막고 바로 삼켜." "왜?" 잭이 놀랐다. 투르키에와 바위의 도시는 꽤 ...
넓고 정성을 다해 빚은 빵과 거기에 놓인 소금 접시였다. 물론 방패의 도시의 율법은 알고 있었지만 얼마 전 바위의 도시서 빵과 가로스를 접대받았기에 이런 당연한 결과에도 새삼 안도가 들었다. 흰빵과 소금 둘 다 순수하고 오염물 같은 거 없어보였다. 물론 육안으로 독약을 구별하는 건 많은 경우 불가능하다. 독약의 후작으로서 그가 장담할 수 있는 것은 그가 많...
그리고 잭은 아스트루프로부터 가장 먼저 소식을 들은 이가 되었다. 잭은 시종이 잭을 보자 머뭇거리다가 "잭 경이 오셨습니다."라고 한 것부터, 아스트루프 앞에 땀과 오물로 범벅이 되어서 차마 숨을 고르지도 못하고 간심히 서 있는 전령을 보고 뭔가 일이 급하단 걸 깨달았다. 그 급한 일이 무엇일까. 아스트루프가 서신을 갈무리하더니 감정을 알 수 없는 눈으로 ...
방은 어두컴컴했다. 일조량이 풍부한 카뮤 영지라지만 오래 전 전국시대 때 수성을 제일목적으로 해서 지어진 성이다 보니 창살의 세공이 없었다면 영락없이 감옥의 것일터고 그것으로도 부족해서 두터운 카펫으로 덮인 창문과 랑브리Lambris 밑으로 오래 묵은 돌의 한기와 그럴 리 없음을 알지만 그 돌들이 빛을 빨아먹는 것 같은 그늘이 묵은 방은 얼마든지 찾을 수 ...
전선은 넓었고, 횡으로도 종으로도 그어져 있었다. 오더는 이미 알고 있다고 자신했지만 정말 그들의 흐름 밖에서도 다른 흐름과 이야기가 있었다. 아주 오더의 인지 밖은 아니긴 했다. 안토니아의 네번째 후원자는 그새 파산했고, 다시금 자가노스를 부려먹기 시작했다. 아포로도로스가 상류사회에 받아진 지금, 자가노스 역시 견제와 염탐을 위해 어떤 초대도 거절할 형편...
마흐무트가 고뇌에 가득차 털썩 의자에 주저앉았다. 의자 위 마흐무트의 엉덩이에 눌린 깔개는 마흐무트는 성심껏, 가능한 모든 정성을 동원해서 직접 자가노스의 얼굴을 그렸지만 결국 알 수 없는 한 5세기는 앞서나간 추상화가 그려져 있었다. 왜 돈도 많은 그가 직접 자가노스 얼굴을 깔개에 새기고 있었는지는 차차 설명해야 할 것이다. 지금 당장은 마흐무트가 너무 ...
마흐무트는 다시 괴담 사이트에 접속했다. 오컬트 사이트의 정보는 노이즈가 너무 심하지만 그 중 진짜가 아주 없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몇몇 길 잃은 어린양들에게 훈계를 덧글로 달아주었다. 귀담아 들어주면 좋을텐데. 확실히 조사해보니 서커스 중앙의-여기서부터 마흐무트는 집중했다. 방위를 따지는 주술이 아니라면 중앙이 주술의 기초다-거울의 미로서 이상한 시선을...
그리고 새삼 마흐무트는 자신이 탐정이 아니란 것을 느끼며 한숨을 쉬고는 병원 계단에 앉았다. 마흐무트가 날 밤들을 샜지만 이 이상 알아낸 건 없었다. 신학대에 탐정과정 같은 건 없었던 것이다. 그 전에 신부가 추론할 이유가 어딨겠는가. 전의 고해성사처럼 일단 신부에겐 다들 사실을 말하러 온다. 탐정 신부로 브00 신부가 있다곤 하지만 그 역시 진실을 알아서...
세상은 불공평했다. 구하는 자는 앗기고, 가진 이는 더 주어졌다. 즉, 마흐무트는 간절하다 못해 불타오르는 눈으로 담벼락 위서 꾸벅꾸벅 조는 고양이에게 손을 내밀었다가 문답무용으로 할퀴어졌고, 자가노스는 이름 모를 길고양이가 갑자기 다리를 파고들며 도는 바람에 공중제비를 넘을 뻔 했다. 자가노스가 살아난 건 전부 그 와중에도, 혹은 당연히 주변에 나타난-있...
심연을 바라보면 심연도 당신을 바라본다. 하찮은 인류가 이를 문자화 하려면 4세기는 남았지만 인류의 옆에 머물기로 결정한 공룡의 후예들은 이미 이를 알고 인류의 시선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응시하는 이가 응시당하고 있음을 알아채는 건 본인들이 자만으로 가득차 있다면 거의 불가능한 과업이었다. 이스칸달이 날개를 퍼덕였다. 봄의 상승기류를 타고 희고 풍성한...
그 새벽에 일어나는 기분은 무덤에서 기어나오는 기분이었다. 관도 없이 축축한 흙에 무방비로 노출되었고 죽어 누워있을 수 없어서 그 밖으로 기어나가야만 한단 게 더 끔찍한 기분. 제키가 이불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가 손으로 얼굴을 마구 비볐다. 춥고 정신이 없다. 제미르가 구한 하숙집은 누르잔보다 좋았지만-누르잔은 내일은 없는 식으로 사는 게 있었다. 회계사...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